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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한국영화

속수무책 스물아홉 - 애자


속수무책 딸의 마지막 러브레터


고등학교 시절 아주 막나가는 여고생이지만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던 박애자. 그녀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막장 스물 아홉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단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응 바로 쉰 아홉 최영희. 그렇게 쉰 아홉 엄마 최영희와 스물 아홉 애자는 늘 티격태격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렇게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던 애자는 소설가의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하지만, 고리짝적 지방신문 당선 경력, 틈만나면 밝히기만 하는 바람둥이 남자친구, 산더미 같은 빚만 남은 스물 아홉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갑갑한 상황에서도 깡다구 하나는 죽지 않은 그녀의 유일무이한 적수는 바로 엄마 영희. 눈만 뜨면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 라며 구박하는 엄마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리기 위하여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어느 날, 학창시절부터 애자가 하고 싶은 일은 접어두게 만들면서 엄마에게 모든 사랑과 해택을 받고 자란 오빠가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구박하는 엄마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릴 수 있는, 얄미운 오빠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만큼 애자는 오빠의 결혼식에서 상상초월의 이벤트를 벌이고, 결혼식은 아수라장이 된다. 통쾌한 복수를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하던 그녀에게 영희가 쓰러졌다는 연락이 오고, 병원으로 달려간 그녀에겐 더욱 놀랄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엄마의 병이 재발했다는 소식이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억장이 무너지는 애자. 상상도 하지 못한 엄마의 암 소식과 점점 이별 준비를 하고 잇는 엄마의 모습에 있을 땐 성가시고, 없을 땐 그립기만 했던 생각으로 애자는 몹시 괴로워한다. 과연 엄마 없이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을지 마음이 아려오는 영화 <애자>. 최강희, 故 김영애 주연으로 모녀의 지극한 사랑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평소 티격태격 싸우기만 하고 잔소리만 하는 엄마를 성가시게만 행동했던 딸들이 다시 한 번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며, 엄마 없이 단 하루도 버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끈끈한 모녀 이야기


영화 <애자>는 이름만큼 촌스럽지만 인각전인 매력의 모녀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모녀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웃음, 즐거움, 감동, 끈끈함이 똘똘 뭉쳐있으며, 억지스러움이 아닌, 편안하고 구수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도 가슴을 절이게 만드는 엄마. 슬프지만 따뜻한 이별로 전개되는 영화 <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