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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리메이크작 벤허를 본 자 절대로 벤허를 논하지 말라- 벤허






저는 이 영화를 초등학교 때 처음 봤는데요. ebs 주말의 명화였나요? 그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나요. 그러고 나서 성인이 되고 나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이 영화가 있어서 다시 보게 되었는데요. 3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 동안 어떻게 봤나 싶어서 또 한 번 놀랐네요. 2016년에 이 작품의 리메이크작이 개봉했었는데 보지 않길 잘한 것 같아요. 아무리 노력해도 원작의 묘미를 따라잡기는 어려운 일이니까요. 여하튼 저에게는 추억을 불러준 영화 <벤허>입니다.



주인공의 시대가 온다!


주인공 유다 벤허로 나오는 배우 찰톤 헤스톤은 <십계>에서도 주인공이었는데 여기에서도 주인공을 하더라구요. 그의 외모나 풍기는 분위기가 '난 주연이오' 하는 것 같아서 누구나 납득할 거에요. 여하튼 유다 벤허는 예루살렘 안에서 제일 가는 귀족가문의 아들인데요. 그의 곁에는 그를 사랑하는 어머니와 여동생 티르자와 늙은 집사가 있죠.



그리고 그의 절친한 동무 메살라가 있는데요. 그는 로마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인 유다와 어려서부터 같이 놀며 우정을 쌓은 죽마고우죠. 그러던 어느 날, 이스라엘에 새로운 총독이 부임해오는데 그를 보좌하는 사령관으로 메살라가 오면서 둘은 재회하는데요. 어째 둘의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나라가 적대적인 관계거든요. 로마가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둘의 사이가 다시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요. 새로운 총독의 부임 행차를 구경하던 티르자의 실수로 인해 낡은 기왓장이 총독 앞에 떨어지면서 총독을 태운 말이 놀라 날뛰고, 결국에는 총독이 낙마하는 사고가 발생하죠. 그런데... 메살라는 이 사건의 범인을 유다의 고의적인 범행으로 몰아 그의 가족을 체포하고 결국 그를 갤리선으로 보내버립니다! 나쁜 놈... 유다와 그의 가족들이 전혀 반역의 뜻이 없음을 알면서도 불온한 유대인들에 대한 일벌백계로서 그를 노예로 보내버리고 가족들은 지하감옥에 수감한거죠. 메살라의 비열함에 벤허는 치를 떨며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다짐하는데요.


그가 노예로 끌려가는 길에 탈진해 쓰러지고, 호송군인은 그가 불온하다는 이유로 물조차 주지 않죠. 그런데 그런 그에게 물을 준 이가 나타나는데요. 그는 오직 뒷모습만 보여줍니다.






그렇게 갤리선의 노젓는 노예로 팔려간 그는 악착같이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뭅니다. 갤리선에 팔려간다는 것은 고된 노동을 하다가 죽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실질적인 사형을 받은 것과 같은 거죠. 그러니 메살라가 비열하다고 할 밖에요. 자신의 출세를 위해 무죄한 친구의 가족을 흩어지게 만들고 풍비박산을 내버렸으니...


그런데 그런 그에게 한줄기 빛같은 일이 일어나는데요. 바로 해적의 습격을 받아 침몰하는 갤리선에서 지휘관인 아리우스를 구해주며 그에게 신임을 받게 되죠. 그의 청원으로 갤리선 노예에서 로마 귀족으로 신분이 상승한 벤허는 지하감옥에서 고생하는 어머니와 티르자를 찾고 메살라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고향으로 가던 중 아랍족장을 만나는데요. 그 족장은 벤허가 말을 다루는 솜씨가 범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그에게 전차경주에 나가볼 것을 권유합니다. 그래서 그는 메살라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차경주에 나가는데요.




영화의 스토리가 긴박하다!


이 영화의 백미 나왔네요! 어마어마한 아레나 안에서 벌어지는 사륜전차 경주 장면. 연출자인 윌리엄 와일러 감독은 이 장면을 찍기 위해 15000명의 엑스트라와 4개월의 리허설, 수십대의 카메라를 동원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와이드 스크린 방식으로 촬영해서 전차경주의 엄청난 스케일이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생생한 겁니다.



결국 메살라와 벤허의 경주는 벤허의 승리로 끝나는데요. 경주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은 메살라는 숨을 거두며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나병에 걸려 나병환자촌에 수용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비참한 모습을 알게 된 벤허는 분노와 슬픔이 눙치고 눙쳐 로마제국에 대한 증오로 바뀌는데요.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본 하녀 에스더는 젊은 랍비에게 가서 병을 낫게 해달라고 요청하자고 하죠. 그렇게 랍비를 만나러 가는 길에 그들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남자를 보게 되는데요. 세상에! 그 남자가 노예로 끌려가던 중 벤허에게 물을 건네준 남자, 바로 예수였던 겁니다! 그를 알아본 벤허는 그가 자신에게 했듯 물을 떠다주는데요. 여기에서 묘한 느낌이 생기더라구요. 그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준 건데 그것도 사랑이 될 수 있구나 싶어서요.


결국 예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해 갑자기 내린 비를 맞은 어머니와 여동생은 나병이 나아 깨끗해지고 벤허는 자신을 괴롭히던 번뇌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되죠.



한 인간이 예수를 만나 자유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이렇게나 드라마틱할 수 있다는 게 이 영화가 주는 여전한 감동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