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가지지 않은 사람을 세어보는 것이 더 어려울만큼 이 세상에는 누구나 하나씩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데요. 서로 다가가고 싶은데 서로의 가시 때문에 찔릴까봐 다가가지 못하는 것을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의 딜레마'라고 정의했죠. 이 영화 속 남녀 주인공도 꼭 고슴도치같은 사람들인데요. 왜인지 알아볼까요?
할리우드 섹시남 브래들리 쿠퍼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 제니퍼 로렌스의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입니다.
학교에서 생기는 일상의 스토리!
팻은 학교 교사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동료교사와 외도하는 모습을 목격한 날 그 남자를 폭행한 일로 학교에서 해고되고, 아내에게는 접근금지처분까지 당했습니다.
또, 환청과 환각증세가 심해져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죠. 그런 그가 가퇴원 형식으로 집에 돌아옵니다. 그리고 친구의 집에서 그의 처제인 티파니를 만납니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티파니, 이 여자도 사연은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을 사고로 잃은 뒤 그 상실감을 직장동료와의 잠자리로 달래다가 걸레 취급을 받아 직장에서 해고당했죠.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큰 나머지 팻에게도 자신과 잠자리를 하자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데요.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익숙해보이더라구요.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꼭 있어서 그렇지요. 아, 그게 그 사람들을 결코 나쁘게 말하는 것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길 바라요^^
남자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순간!
이 남녀는 점차 서로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하는데요. 이 둘의 서툰 모습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냅니다. 큰 검은 쓰레기봉투를 조끼처럼 입고 조깅을 하는 팻, 그런 그와 같이 달리며 그를 따라다니는 티파니. 다 큰 어른들이 무슨 어린애같이 행동하느냐고 누군가는 진저리를 칠지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제가 봤을 때도 그들의 모습은 우습기 그지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들의 그런 또라이같은 말과 행동의 이면에는 상처받은 내면이 있었고 그 상처를 누군가에게 들키기 싫어 과격한 행동으로 그 상처의 방패막이 노릇을 한 게 아닐까 생각하니까 그들의 행동들이 이해가 가더군요.
또 한편으로는 그런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더라구요. 티파니에게 애정을 품은 팻에게 그녀의 전 직장동료들이 그녀와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하는 모습에서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이 느껴졌죠. 저들은 마치 상처가 없는 사람인 양, 깨끗한 사람인 양 티파니를 단죄하는 모습에서 정말 역겨웠어요. 상처가 있는데도 아닌 척 숨기고, 상처가 있는 사람을 이해해주기는 커녕 뒤에서 욕하기 바빴던 이들에게 묻고 싶었어요. 당신들한테는 눈곱만큼의 상처도 없냐고, 당신이 저 상황이었어도 그렇게 뒷담화를 했겠냐고.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은 게 바로 여기에 있어요. 내 주변에 있을만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본인도 경험했을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상처로 인해 온갖 가시로 무장한 고슴도치같은 남녀가 가시 안에 숨겨진 따뜻한 모습을 알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코미디 안에 짙게 묻어나서 어느 순간 코끝이 찡해질지도 모르겠어요.
적어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기 때문에 그들의 상처도 곧 치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우리 안에 숨겨진 상처에 대해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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